[ 아시아경제 ] 부활절을 앞두고 영국의 한 대형 마트에서 채식주의 단체가 육식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이에 화가 난 남성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시위대의 확성기를 부수며 충돌을 빚은 모습이 포착됐다. 23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국 켄트주에 위치한 한 마트 내부에서 채식주의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확성기로 육식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가 마트 내 손님과 마찰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19일 오후 1시 40분쯤 켄트주 캔터베리에 위치한 아스다(ASDA) 마트 내부에서 일어났다. 당시 채식주의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고기 판매대 칸에서 확성기로 육식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동시에 여성이 속한 시위대는 동물을 도살하는 잔인한 장면이 담긴 모니터를 들고 쇼핑객들에게 보여주며 고기와 달걀, 유제품 등을 먹지 말라고 호소했다. 이날은 부활절 전날로 영국에서는 부활절에 양고기와 십자가 무늬가 새겨진 빵을 먹는 전통이 있어 양고기 소비량이 급증한다. 이때 장을 보던 남성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시위 중인 여성에게 다가와 확성기를 뺏어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바닥에 떨어진 확성기는 산산조각이 났다.
확성기를 뺏긴 여성은 이 모습이 담긴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영상에는 남성이 저항하는 여성을 힘으로 제압하는 모습, 여성이 힘에 밀려 바닥으로 넘어지는 모습, 확성기가 망가진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마트 측에 이 남성을 쫓아내야 한다고 항의하는 시위대의 음성도 담겼다. 이 남성은 시위대와 언쟁을 벌인 후 현장을 벗어났으나, 곧바로 돌아와 사과한 뒤 확성기값을 물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이후에도 마트 안에서 육식에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갔다고 한다. 영상을 SNS에 올린 여성은 "이건 동물 학대에 대한 시위"라며 "고기, 유제품, 달걀 소비로 피해 보는 생명체가 있기 때문에 시위를 한 것"이라고 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은 "남성이 확성기를 부순 게 잘한 일은 아니지만, 마트는 이들을 쫓아냈어야 한다","마트에서 고기를 먹지 말라고 시위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 "시위는 자유지만 장을 보는 손님들한테 피해를 줘선 안 된다" 등 시위대를 향한 비판이 잇따랐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아무리 시위대가 잘못했어도 저런 행동은 안 된다", "손님이 아닌 마트 측에서 곧장 제지에 나섰어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 사건은 경찰에도 신고돼 현지 경찰이 조사 중이다. 켄트 경찰 측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