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초고율 관세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미·중 간 관세 전쟁은 지속 불가능하며 "아주 가까운 미래에 상황이 완화될 것"이라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과 CNBC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JP모건 체이스가 주최한 비공개 투자자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과의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미·중 간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목표가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니"란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에게 125%가 넘는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 대한 다음 단계로 현 상태가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양국 간 협상이 "힘들 것"이라면서도 "(양쪽 모두) 현 상태가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재차 언급했다. 양국이 향후 무역 협상에 착수한 뒤 결국 타협안을 도출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미·중 긴장 완화가 "세계와 시장에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국 간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는 시점은 2~3년 내로 봤다. 중국 경제는 소비를 늘리고, 미국 경제는 제조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무역 재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백악관은 미·중 무역 협상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합의를 위한 모색이 "매우 잘 되고 있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중국과의 무역 협정을 앞두고 매우 잘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 발판을 마련하고 있고, 공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후 중국에 상호관세 125%, 펜타닐 관세 20%를 합쳐 총 14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동시에 중국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며 협상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 여부에는 "오늘은 공유할 내용이 없다"고 밝혀 양국 정상 간 직접 대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레빗 대변인은 또한 미국 무역팀이 이번 주에만 34개국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협상에 나서는 한국도 이들 국가에 포함된다. 그는 또한 미국과 무역 합의를 원하는 나라가 100개국이 넘는다며 지금까지 각국으로부터 총 18건의 서면 제안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 담판을 위해 시 주석과의 일대일 대화를 고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은 시 주석이 직접 나설 경우 협상 우위를 잃을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공개 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어 일대일 대화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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