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마트에서 일면식도 없는 이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범행 후 태연히 흡연을 하고 경찰에 자진 신고까지 하는 기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23일 강북경찰서를 인용해 전날 오후 6시20분께 서울 강북구 미아역 인근 한 마트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A씨가 범행 이후 옆 골목에서 태연하게 담배를 피우며 자진 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A씨는 일면식도 없는 이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장을 보러왔던 60대 여성은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또 다른 피해자인 40대 마트 직원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직전 마트 안에 진열되어 있던 소주를 꺼내서 마셨다. 이후 마트에 있던 흉기의 포장지를 뜯어 피해자들에게 연달아 휘둘렀다. 범행 직후에는 사용한 흉기를 가게 앞 매대에 진열된 과자 더미 사이에 내려놓고 인근 골목으로 이동했다.
공개된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골목길을 걸으며 태연하게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찍혔다. 또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며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도 담겼는데,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112에 전화를 걸어 자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시 환자복 차림이었던 A씨는 인근 정형외과에 입원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오락가락하는 진술을 내놓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정신질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약물 검사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번화가 한복판에서 이유없이 흉기를 휘두르는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2023년에는 서울 관악구 신림역과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에서 흉기난동이 벌어져 충격을 줬다. 지난해 9월에도 전남 순천의 한 대로변에서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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