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0
5
0
사회
“일상 무너지는데”…ADHD 약 품절 장기화에 환자 애간장
    세종 한지은 기자
    입력 2025.04.23 17:31
    0

X(엑스·구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 한 병원에 ‘ADHD 치료제 품절 사태 관련 국회 청원 동의’를 호소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X(엑스·구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 한 병원에 ‘ADHD 치료제 품절 사태 관련 국회 청원 동의’를 호소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를 10년째 복용 중인 송가영(가명·30)씨는 지난달 병원을 옮겼다가 의사로부터 “신규 환자는 약 처방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어렵게 재고가 있는 병원을 찾아갔지만 진단을 다시 받아야 해 10만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송씨는 23일 “약을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업무가 어려워 수급 불안 소식만 들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털어놨다.

대표적인 ADHD 치료제인 콘서타의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환자와 보호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ADHD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불균형에서 비롯되는 신경발달장애로, 이를 조절하는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 약 복용을 중단하면 주의력 결핍이나 과잉행동, 충동성이 나타날 수 있어 일각에선 ‘사재기’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날 세종시의 한 약국에서 ADHD 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냐고 묻자 “콘서타와 메디키넷 모두 재고가 없다”며 “입고 대기를 걸어놨지만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고 근처 약국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콘서타 수입사인 한국 얀센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지난해 4월과 7월, 올해 2월까지 총 세 차례 걸쳐 공급 부족을 보고했다.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ADHD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애가 탄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메디키넷이 없어 병원에서 캡베이와 아빌리파이를 대신 처방받았다“며 “돌봄 시간에 문제행동이 나타나는 등 약효가 없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콘서타가 없어서 아토목세틴으로 대체했지만 새로운 약에 적응시키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겨 마음이 복잡하다”고 했다.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청원에 올라온 ‘ADHD 치료제 품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청원’에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2만 500명이 동의했다. 한 ADHD 환자는 “약효가 떨어지면 시간 감각이 크게 떨어지고 물건을 어디 뒀는지 바로 까먹는다”며 “스스로 통제가 안된다. ADHD 약 수급은 사람을 살리는 문제”라고 호소했다.

치료제를 구하기 어려운 가장 큰 원인은 환자 수 급증에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ADHD 치료제(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환자는 2019년 13만 3813명에서 지난해 33만 7595명으로 5년 만에 약 2.5배 늘었다. 정신과 진료의 문턱이 낮아지고, ADHD 진단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과거에서 ‘산만한 아이’로 여겨졌던 아이들에게 진단명이 붙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다. 현재 ADHD 치료제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약 회사에 긴급 사용 승인 등이 가능하니 적극적으로 수입하라고 권고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메니키넷의 경우 명인제약이 독일 제약사와 협조하고 있어 이른 시일 내 공급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급
    #기화
    #환자
    #치료제
    #병원
    #사태
    #청원
    #애간장
    #일상
    #호소
트렌드 뉴스 모아보기
이 기사, 어떠셨나요?
  • 기뻐요
  • 기뻐요
  • 0
  • 응원해요
  • 응원해요
  • 0
  • 실망이에요
  • 실망이에요
  • 0
  • 슬퍼요
  • 슬퍼요
  • 0
댓글
정보작성하신 댓글이 타인의 명예훼손, 모욕,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 등에 해당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회 주요뉴스
  • 1
  • 검찰, '부당대출 의혹' 기업은행 전·현직 직원 구속영장 청구
    아시아경제
    0
  • 검찰, '부당대출 의혹' 기업은행 전·현직 직원 구속영장 청구
  • 2
  • 경북도, 산불 피해 주민에 공공형 긴급 일자리 제공
    서울신문
    0
  • 경북도, 산불 피해 주민에 공공형 긴급 일자리 제공
  • 3
  • [내일날씨]밤부터 찬 북서풍 유입…내일 아침 내륙 일부 기온 '뚝'
    아시아경제
    0
  • [내일날씨]밤부터 찬 북서풍 유입…내일 아침 내륙 일부 기온 '뚝'
  • 4
  • 속옷 차림으로 거리 활보한 40대 男, 잡고 보니?…○○수배자
    서울신문
    0
  • 속옷 차림으로 거리 활보한 40대 男, 잡고 보니?…○○수배자
  • 5
  • '고소인 보복협박' 혐의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무죄
    아시아경제
    0
  • '고소인 보복협박' 혐의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무죄
  • 6
  • 집행유예 기간에 술취해 운전대 잡은 50대…동종 전력 7차례
    서울신문
    0
  • 집행유예 기간에 술취해 운전대 잡은 50대…동종 전력 7차례
  • 7
  • 이순신 태어난 '서울'의 의미…국제학술대회 열린다
    아시아경제
    0
  • 이순신 태어난 '서울'의 의미…국제학술대회 열린다
  • 8
  • “징징대지 말고 창문 닫아…담배맛 떨어져” 아파트 흡연자 논란
    서울신문
    0
  • “징징대지 말고 창문 닫아…담배맛 떨어져” 아파트 흡연자 논란
  • 9
  • 동대문구 올해 처음 '자루텃밭' 분양
    아시아경제
    0
  • 동대문구 올해 처음 '자루텃밭' 분양
  • 10
  • 의정부 민락동 지하주차장서 승용차 외벽 충돌…2명 사상
    서울신문
    0
  • 의정부 민락동 지하주차장서 승용차 외벽 충돌…2명 사상
트렌드 뉴스
    최신뉴스
    인기뉴스
닫기
  • 투표
  • 스타샵
  •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