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상속·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신고한 꼬마빌딩과 고가주택에 대해 국세청이 감정평가를 실시해 세금을 부과했다. 성수동 카페거리의 한 꼬마빌딩은 신고액과 감정액이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국세청은 2025년 1분기에 총 75건의 부동산을 감정평가를 실시해 신고액(2847억 원)보다 87.8%가 증가한 가액(5347억원)으로 과세했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기준시가 60억원으로 신고한 성수동 카페거리의 한 꼬마빌딩의 감정가액은 320억원으로 증가율이 433%에 달했다. 감정액이 기준시가보다 5배 이상 비쌌다.
국세청은 상속·증여받은 부동산을 시가에 맞게 평가해 과세하기 위해 2020년부터 부동산 감정평가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20년~2024년 꼬마빌딩 896건을 감정평가해 신고액(5조5000억원) 대비 75%가 증가한 가액(9조7000억원)으로 과세했다. 올해는 관련 예산을 96억원으로 대폭 확대해 기존 꼬마빌딩뿐만 아니라 고가 아파트와 단독주택까지 감정평가를 확대·시행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감정평가 결과 부동산 종류별로는 1건당 증가액은 꼬마빌딩이 36억1000만원으로 주택(30억1000만원)보다 컸다. 신고액 대비 감정가액 증가율은 주택이 103.7%로 꼬마빌딩(79.4%)보다 높았다.
주택의 감정 결과를 보면 단독주택의 신고액 대비 감정가액 증가율(151%)이 다른 주택 유형보다 특히 높았다. 서울 논현동의 연면적 255㎡의 단독주택의 경우 신고액은 37억원이었지만 감정액은 140억원에 달했다. 신고액이 감정액의 26.4% 수준에 불과했다.
매매사례가 거의 없는 초고가 대형 아파트의 경우엔 신고가액이 주변 중·소형 아파트의 신고가액보다 낮은 역전현상이 다수 확인됐다. 대형 아파트인 청담 신동아빌라트(226㎡)의 신고액(기준시가 20억원)은 인근 청담 자이 중·소형(49㎡)의 신고액(매매가액 21억원)보다 낮았다. 국세청은 감정액(40억원)을 바탕으로 과세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이 감정평가 확대 방침을 발표한 이후인 올해 1분기에 고가 부동산(기준시가 20억 원 이상)을 감정평가액으로 신고한 비율(60.6%)은 2024년(48.6%)에 비해 약 12%포인트 높아졌다"며 "국세청은 철저한 감정평가 사업 추진을 통해 시가보다 현저하게 낮은 기준시가로 신고한 상속·증여 재산을 시가에 맞게 평가해 납세자가 정당한 몫의 세금을 부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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