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격 역풍으로 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미국 메타 계열사에 대한 광고 예산 삭감에 나설 경우 메타가 올해만 70억달러(약 9조9673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BC 방송은 17일(현지시간) 시장 분석업체 모펫네이선슨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모펫네이선슨이 지난해 메타 연례 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메타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183억5000만달러로 총매출의 11%를 차지했다. 이중 대부분은 테무와 쉬인의 광고비인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테무는 지난 9일부터 구글 쇼핑 플랫폼에서의 광고 지출을 전면 중단했다. 이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부과된 시점이다. 쉬인은 이달 들어 첫 2주간 메타, 틱톡, 유튜브, 핀터레스트에서의 평균 일일 광고 지출을 19% 줄였다. 특히 유튜브에서의 광고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크게 축소했다.
모펫네이선슨은 보고서에서 "메타의 사업에서 중국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면서 "메타가 유럽 내 국가별 매출 내역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논리적으로 볼 때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며, 이는 중국에 메타 사용자나 활성 플랫폼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실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시화할 경우 메타의 타격은 더 커진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 분쟁으로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실제로 발생하면 메타의 올해 광고 매출은 230억달러 줄고, 영업이익도 최대 25% 감소할 수 있다"며 "무역 긴장이 고조돼 경기 침체가 촉발될 경우 메타는 전반적인 광고 감소와 중국 업체들의 대미국 광고비 지출 감소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예견이라도 한 듯이 저커버그는 자신과 아내 프리실라 챈이 세운 자선 재단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 등을 통해 올해 1분기 중 메타 주식 110만주를 매각했다. 매각 시점은 올해 1~2월로 메타의 공격적인 인공지능(AI) 투자 발표 등으로 메타 주가가 사상 최고점에 올랐던 때다. 매각한 지분 가치는 7억3300만달러(약 1조400억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고점 대비로는 30% 이상 하락한 상태다.
테무와 쉬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 영향으로 광고비를 급격히 삭감했다. 특히 테무는 메타의 최대 광고주였다고 CNBC는 전했다. 다만 글로벌 마케팅 러서치 업체 WARC의 제임스 맥도널드는 "테무와 쉬인 두 회사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광고 삭감이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광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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