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네이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 모델을 오픈소스로 무료 공개한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AI 모델 중 다른 개발자들이 상업용으로 쓸 수 있는 오픈소스로 풀리는 건 하이퍼클로바가 처음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23일 서울 네이버스퀘어 역삼에서 테크밋업 행사를 열고 멀티모달 '하이퍼클로바X 시드(SEED) 3B'를 비롯해 텍스트 기반 '시드 1.5B'과 '시드 0.5B' 등 하이퍼클로바X 경량 모델 3종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오픈소스는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공개해 누구나 새로운 개발에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하이퍼클로바X 시드가 오픈소스로 공개됨에 따라 다른 기업의 개발자들이나 연구기관에서 해당 모델을 내려받아 필요에 맞게 수정해 사업 또는 연구 목적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상업 목적으로도 무료 이용할 수 있어 비용 문제로 생성형 AI 도입을 망설였던 소규모 사업자들도 AI 활용을 늘릴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한 배경에 대해 "네이버 주요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는 '온서비스 AI 전략'을 추진하면서 가장 필요했던 게 경량과 추론 모델이었다"며 "이 중 기업들이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 부담 없이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 공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하이퍼클로바X 시드는 경량 모델로 분류되지만 성능은 뒤처지지 않는다. 네이버가 한국어·한국문화 및 영어 관련 시각정보 이해 벤치마크 평균 점수를 비교한 결과, 멀티모달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시드 3B(59.54점)는 구글의 젬마 3-4B(47.98점), 알리바바의 큐웬 2.5-VL-3B(56.55점) 같은 해외 빅테크의 경량 모델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대규모 모델인 오픈AI의 GPT-4o(61.19점)와도 비슷한 정답률을 보였다.
텍스트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시드 1.5B, 하이퍼클로바X 시드 0.5B도 빅테크들의 동급 모델을 넘어섰다 하이퍼클로바X 시드 1.5B는 한국어 및 한국 문화 이해 능력을 평가하는 4개 벤치마크(KMMLU, HAE-RAE, CLiCK, KoBEST)에서 알리바바의 큐웬 2.5-1.5B-instruct, 구글의 젬마 3-1b-it보다 모두 우수한 점수를 보였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특화된 AI 추론 모델도 올해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하이퍼클로바X가 적절한 도구를 스스로 선택하는 역량도 강화된다. 예를 들어 '제주도 서귀포 쪽에 아이들하고 갈 만한 관광지 어디 있을까? 후기 좋은 숙소도 예약해 줘'와 같은 명령어를 입력하면 추론 모델은 스스로 사고해 답변 계획을 세운다. 이후 각 단계에서 검색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숙소 예약 API를 호출해 관광지 근처의 숙소를 찾고 예약까지 스스로 할 수 있다.
하이퍼클로바X 음성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도 나온다. 텍스트 모델의 지식과 추론 능력을 음성 영역에 반영해 감정이 담긴 음성을 합성하거나 음성 스타일 분석, 자연스러운 양방향 대화를 할 수 있다. 향후 텍스트와 음성을 자유롭게 오가는 AI 대화 모델도 개발할 예정이다.
하이퍼클로바X를 오픈소스로 개방한 건 국내 AI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는 게 네이버클라우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소버린(주권) AI는 국가적 차원의 역량이 요구되는 체력전"이라며 "일상에 밀착한 AI 서비스가 나도록 탄탄한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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